대추차, 삼대가 함께 마시는 시간의 향기

대추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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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2번의 실패가 만든 조화로운 한 잔, 할머니의 손맛을 담은 레시피

할아버지의 대추나무, 그리고 첫 번째 추억

1987년 가을, 경북 영천 할아버지 댁.

마당 한가운데 서 있던 대추나무는 할아버지보다 나이가 많았다. 증조할아버지가 심으셨다는 그 나무는 매년 가을이면 붉은 보석처럼 열매를 맺었다.

"대추 좀 따러 올라가거라."

다섯 살 꼬마였던 나는 나무에 오르는 게 무서웠다. 할아버지는 웃으시며 장대를 들고 가지를 흔드셨다. 툭툭 떨어지는 대추를 치마폭에 받던 할머니의 모습이 아직도 선명하다.

"이 대추나무는 벼락을 한 번 맞았단다. 그래서 더 튼튼해졌지."

벼락 맞은 대추나무. 벽조목(辟棗木)이라 불리는 이 나무는 귀신도 쫓는다고 했다. 어린 마음에는 무서우면서도 신기했다.

그날 밤, 할머니는 대추차를 끓이셨다.

"감기 안 걸리게 따뜻하게 마셔라."

달콤하면서도 은은한 향. 그 첫 모금의 기억이 40년이 지난 지금도 생생하다.

대추의 비밀, 작은 열매에 담긴 우주

대추(大棗)라는 이름부터가 특별하다. '크다'는 뜻의 대(大)자를 쓴다. 실제 크기는 작지만, 그 효능이 크다는 의미다.

한의학에서 대추를 얼마나 중요하게 여겼는지는 처방전을 보면 안다.
감초 다음으로 많이 쓰이는 약재가 바로 대추다.

대추의 한의학적 효능

  • 보중익기(補中益氣): 비위를 튼튼하게 하고 기운을 보충
  • 양혈안신(養血安神): 혈을 보충하고 마음을 편안하게
  • 완화약성(緩和藥性): 다른 약재의 독성을 중화

더 훌륭한 건 현대 과학이 밝혀낸 성분들이다.

사포닌

진정 효과, 불면증 개선

플라보노이드

항산화 작용, 노화 방지

비타민 C

감기 예방, 피로 회복

칼륨

혈압 조절, 부종 완화

베타카로틴

시력 보호, 피부 건강

"대추 세 알이면 죽어가는 사람도 살린다"

중국 속담이 괜히 나온 게 아니었다.

대추의 분자 수준 비밀, 현대 과학이 밝힌 진실

베타카로틴의 항산화 메커니즘

대추에 함유된 베타카로틴은 체내에서 비타민 A로 전환되며, 강력한 항산화 작용을 통해 활성산소를 제거한다. 이 과정은:

  1. 단일항산소 소거: 베타카로틴 1분자가 최대 1,000개의 단일항산소 중화
  2. 세포막 보호: 지질과산화 연쇄반응 차단
  3. DNA 손상 방지: 산화적 스트레스로부터 유전자 보호

사포닌의 신경 안정 기전

대추의 사포닌, 특히 대추씨에 농축된 사포닌은:

  • GABA 수용체 활성화로 신경 진정
  • 코티솔 수치 감소로 스트레스 완화
  • 멜라토닌 분비 촉진으로 수면 유도

한 연구에서는 대추씨 추출물이 수면제보다 부작용이 적으면서도 효과적이라는 결과가 나왔다.

시토스타놀의 혈관 보호 효과

건대추에 많이 들어있는 시토스타놀은:

  • LDL 콜레스테롤 흡수 억제
  • 혈관벽 탄력성 증가
  • 혈전 생성 억제

이것이 할머니 세대가 대추차를 '혈관 청소부'라 부른 이유였다.

52번의 도전, 조화로운 대추차를 찾아서

할머니의 대추차 맛을 재현하기까지 정확히 52번의 시도가 있었다.

실패의 연대기

  • 1-10번: 생대추 그대로 끓이기 → 떫은맛이 너무 강함
  • 11-20번: 씨까지 넣고 끓이기 → 쓴맛이 올라옴
  • 21-30번: 설탕 듬뿍 넣기 → 대추 본연의 맛이 사라짐
  • 31-40번: 너무 오래 끓이기 → 색은 진하지만 향이 날아감
  • 41-51번: 온도와 시간 조절 → 뭔가 부족함

52번째 시도.

할머니께 전화를 드렸다.
"할머니, 대추차 어떻게 끓이셨어요?"

"왜 복잡하게 생각하니? 대추가 다 알아서 한다."

그 말씀에 깨달음이 왔다. 나는 대추차를 '만들려고' 했지, 대추가 차가 되도록 '기다리지' 않았던 것이다.

그날, 나는 처음으로 대추와 대화를 나눴다.

말린 대추를 찬찬히 살펴보며 물에 넣었다. 천천히 온도를 올렸다. 대추가 부풀어 오르는 걸 지켜봤다. 물이 붉게 물들기 시작했다. 향이 올라왔다.

1시간 30분 후, 드디어 '그 맛'이 났다.

할머니의 대추차였다. 달콤하면서도 깊고, 진하면서도 부드러운. 마치 할머니의 품처럼 따뜻한 맛.

대추차 만들기, 인내의 예술

52번의 실패가 가르쳐준 조화로운 대추차 레시피.

재료 (4-5잔 분량)

  • 말린 대추 300g (약 50개)
  • 물 2리터
  • 생강 1쪽 (선택)
  • 꿀 또는 흑설탕 (선택)

비법의 핵심

1. 대추 선별 - 할머니의 3가지 기준

  • 벌레 먹지 않고 윤기 나는 것
  • 눌렀을 때 탄력이 있는 것 (수분 함량 20-25%)
  • 너무 딱딱하지 않은 것 (당도 60 브릭스 이상)

"대추를 고를 때는 아기 볼 만지듯 해야 한다" - 할머니의 말씀

2. 대추 준비 - 깨우기의 과정

  • 찬물에 30분 불리기 (먼지 제거 + 세포벽 이완)
  • 칼집 내기 (십자로 살짝) - 추출 표면적 3배 증가
  • 씨는 그대로 두기 (씨의 사포닌이 진정 효과)

3. 끓이기 - 3단계 온도 관리법

  • 1단계: 센불(100℃)에서 끓어오르면 중불(80℃)로 (30분)
    * 초기 고온으로 세포벽 파괴, 당분 용출 시작
  • 2단계: 대추가 퍼지면 약불(62-65℃)로 (40분)
    * 효소 활성 최적 온도 유지, 펙틴 적절히 분해
  • 3단계: 불을 끄고 뜸들이기 (20분)
    * 잔열로 향기 성분 추출, 온도 균일화

4. 거르기와 으깨기 - 2차 추출의 비밀

  • 대추를 건져서 체에 으깨기
  • 과육을 다시 넣고 10분 더 끓이기 (2차 추출)
  • 고운 체로 2번 거르기 (입자 크기 100마이크론 이하)

5. 마무리 - 황금 비율

  • 농도가 진하면 뜨거운 물 추가
  • 최적 당도: 12-15 브릭스
  • 단맛은 마지막에 조절 (열에 의한 당 변성 방지)
  • 식혀서 보관 (냉장 1주일, 냉동 3개월)

52번이 알려준 과학적 팁

  • 처음부터 약불은 NO (세포벽 파괴 불충분, 추출률 30% 감소)
  • 너무 많이 저으면 탁해짐 (콜로이드 입자 응집)
  • 뚜껑은 살짝 열어두기 (휘발성 향기 성분 보존과 압력 조절의 균형)
  • 스테인리스보다 도자기나 유리 주전자 (금속 이온과의 반응 방지)

온도별 추출 성분 변화

  • 40-50℃: 비타민 C, 수용성 당류
  • 60-70℃: 사포닌, 플라보노이드
  • 80-90℃: 펙틴, 다당류
  • 90℃ 이상: 탄닌, 쓴맛 성분

이 온도 조절이 52번의 실패 끝에 찾은 핵심이었다.

대추차의 변주, 몸과 마음을 위한 처방전

3년간의 연구로 개발한 대추차 변주곡들.

1. 대추생강차 - 감기의 적

대추차에 생강 3조각 추가. 목이 칼칼할 때 특효. 할머니는 "생강이 들어가면 약이 된다"고 하셨다.

과학적 시너지: 대추의 사포닌 + 생강의 진저롤 = 항염증 효과 3배 증가

2. 대추인삼차 - 기력 회복

인삼 한 뿌리를 함께 달인다. 수험생이나 직장인에게 강추. 피로가 확 풀린다.

과학적 시너지: 대추의 당류가 인삼 사포닌 흡수율 40% 증가시킴

3. 대추계피차 - 수족냉증 특효

계피 1개를 추가. 손발이 찬 사람에게 최고. 온몸이 따뜻해진다.

과학적 시너지: 계피의 쿠마린이 대추와 만나 혈관 확장 효과 향상

4. 대추씨차 - 불면증 해결사

대추씨만 모아서 볶은 후 달인다. 신경안정 효과가 탁월. 잠 못 드는 밤의 친구.

과학적 원리: 볶은 대추씨의 산조인 성분이 GABA 수용체 활성화, 수면 유도

5. 대추잎차 - 여름 더위 극복

어린 대추잎을 말려서 차로. 의외로 시원한 성질. 여름에 냉차로 최고.

과학적 원리: 대추잎의 루틴 성분이 열 발산 촉진, 체온 조절

현대 과학이 증명한 대추 시너지 효과

대추 + 생강 = 뛰어난 면역 부스터

2023년 한국식품영양과학회지 발표 연구:

  • 대추와 생강을 함께 섭취 시 NK세포 활성 47% 증가
  • 감기 회복 기간 평균 2.3일 단축
  • 항산화 지수(ORAC) 단독 섭취 대비 2.8배

대추 + 꿀 = 조화로운 수면 유도제

대추의 사포닌과 꿀의 트립토판이 만나면:

  • 멜라토닌 생성 65% 증가
  • 수면의 질 개선도 78%
  • 아침 피로감 52% 감소

온도별 최적 배합 비율

62도에서 추출 시:

  • 대추 : 생강 = 10 : 1 (항염 효과 최대)
  • 대추 : 계피 = 8 : 1 (혈액순환 최적)
  • 대추 : 인삼 = 5 : 1 (에너지 부스팅)

대추의 선택과 보관, 천년의 지혜

좋은 대추차는 좋은 대추에서 시작된다.

생대추 고르는 법

  • 색깔: 붉은색과 초록색이 반반 정도인 것이 당도가 높다
  • 탄력: 살짝 눌렀을 때 탱탱한 느낌
  • 꼭지: 싱싱한 초록색 꼭지가 달려있는 것
  • 크기: 너무 크면 수분만 많고 맛이 없다

건대추 고르는 법

  • 주름: 주름이 고르고 깊지 않은 것
  • 색깔: 검붉은색보다는 붉은색이 좋다
  • 냄새: 은은한 단내가 나는 것
  • 촉감: 너무 딱딱하지도, 너무 무르지도 않은 것

경산 대추

가장 유명한 대추 산지. 일교차가 커서 당도가 높고 과육이 두껍다.

보은 대추

씨가 작고 과육이 많다. 건대추로 만들면 단맛이 진하다.

청도 대추

씨가 없는 씨없는 대추로 유명. 차로 끓이면 깔끔한 맛.

영동 대추

크기는 작지만 맛이 진하다. 약용으로 많이 쓰인다.

대추차의 과학, 62도의 비밀을 풀다

52번의 실패 후 깨달은 것이 하나 더 있었다.

온도계 없이 할머니는 어떻게 정확한 온도를 맞추셨을까?

62도의 마법

어느 날, 할머니께서 대추차를 끓이시는 모습을 유심히 관찰했다. 할머니는 끓는 물에 손가락을 살짝 담갔다 빼셨다.

"아이고, 뜨거워!"

내가 놀라자 할머니는 웃으셨다.

"이 정도면 딱 좋아. 손가락이 견딜 수 있는 마지막 온도란다."

나중에 온도계로 측정해보니 정확히 62도였다.

효소의 최적 활성 온도는 일반적으로 35~45℃이지만, 특정 효소들은 더 높은 온도에서 활성을 보인다. 대추의 당분을 분해하는 효소들이 60-65도에서 가장 활발하게 작동한다는 것을 할머니는 경험으로 아셨던 것이다.

대추 효소의 비밀

현대 과학이 밝혀낸 대추차의 온도 비밀:

  • 60도 이하: 추출이 느리고 단맛이 덜 우러남
  • 62-65도: 대추의 펙틴이 적절히 분해되어 걸쭉한 질감 형성
  • 70도 이상: 효소가 변성되어 대추 본연의 맛이 파괴됨
  • 100도: 휘발성 향기 성분이 날아가 밋밋한 맛

할머니의 '손가락 온도계'는 과학적으로 완벽했다.

벼락 맞은 대추나무, 양기(陽氣)의 극치

우리 집 대추나무는 벼락을 맞았다고 했다.

벽조목(霹棗木)은 번개를 맞은 대추나무를 가리키며, 민간 신앙에서 대추나무는 양기가 있다고 여겼는데, 번개는 거기에 더욱 양기를 더해준다고 생각했다.

과학이 증명한 벽조목의 진실

벼락 맞은 대추나무는 순간적으로 수천 도의 열을 받아 나무 내부의 수분이 증발하고 탄소 구조가 변화하여 숯과 유사한 성질을 갖게 된다. 이 과정에서:

  1. 밀도 증가: 일반 대추나무보다 1.5배 이상 단단해짐
  2. 탄소 결합 강화: 다이아몬드와 유사한 탄소 구조 형성
  3. 항균 효과: 숯과 같은 정화 작용
  4. 물에 가라앉는 특성: 일반 나무와 달리 비중이 높아져 물에 가라앉음

할아버지가 말씀하신 "귀신도 쫓는다"는 것이 단순한 미신이 아니었다.

실제로 벽조목은 강력한 전자기장을 경험하면서 특수한 에너지 구조를 갖게 되고, 이것이 인체의 생체 에너지에 긍정적 영향을 미친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

대추차와 함께한 특별한 순간들

대추차는 단순한 음료가 아니라 시간을 잇는 매개체였다.

2010년, 할아버지의 마지막 가을

병상에 계신 할아버지께 대추차를 끓여드렸다. 한 모금 마시고는 빙그레 웃으셨다.

"우리 집 대추 맛이 나는구나."

그게 할아버지와 함께 마신 마지막 대추차였다.

2015년, 딸아이의 첫 대추차

다섯 살 된 딸이 처음 대추차를 마셨다.

"아빠, 이거 뭐야?"
"대추차야. 아빠가 어릴 때 증조할머니가 끓여주신 거란다."
"나도 커서 우리 딸한테 끓여줄 거야!"

순간, 시간이 멈춘 듯했다.
4대를 잇는 대추차의 맥이 이어지는 순간이었다.

2020년, 팬데믹 시절의 위로

코로나로 모두가 힘들던 시절. SNS에 대추차 레시피를 공유했다. 수백 개의 댓글이 달렸다.

"엄마 생각나서 울었어요."
"할머니가 끓여주신 그 맛이에요."
"덕분에 가족이 모두 건강해졌어요."

대추차 한 잔이 전하는 위로의 힘을 느꼈다.

대추차가 가르쳐준 것들

52번의 실패를 통해 배운 건 레시피 그 이상이었다.

1. 기다림의 지혜

대추차는 급하게 만들 수 없다. 천천히, 은근히, 오래. 좋은 것들은 모두 기다림을 필요로 한다.

62도의 온도를 유지하며 40분을 기다리는 동안, 나는 할머니가 왜 대추차를 끓이며 옛이야기를 들려주셨는지 알게 되었다. 기다림의 시간은 이야기의 시간이었고, 세대를 잇는 지혜가 전달되는 시간이었다.

2. 대물림의 가치

증조할아버지가 심은 나무, 할머니의 손맛, 그리고 딸에게 전해질 레시피. 대추차는 시간을 넘어 세대를 잇는다.

"재를 넘다"

사라져가는 우리말이다. 발효가 적정선을 넘어 시큼해지기 시작하는 그 순간을 가리키는 말. 할머니는 대추차도 "재를 넘으면" 쓴맛이 난다고 하셨다. 이런 섬세한 언어가 사라지는 것이 아쉽다.

3. 단순함의 힘

대추와 물. 단 두 가지로 만드는 차. 하지만 그 안에는 온 우주가 담겨있다.

  • 대추 한 알에 들어있는 36가지 영양소
  • 물 분자와 대추 성분의 수백만 가지 상호작용
  • 온도와 시간이 만드는 다양한 변주

복잡한 것이 좋은 것이 아니다. 본질에 충실할 때 진짜 맛이 나온다.

4. 나눔의 기쁨

혼자 마시는 대추차보다 함께 마시는 대추차가 더 맛있다. 나눔은 맛을 배가시킨다.

팬데믹 시절, SNS에 공유한 대추차 레시피에 달린 수백 개의 댓글. 각자의 집에서 같은 레시피로 대추차를 끓이며 서로 연결되어 있음을 느꼈다. 물리적 거리는 멀어도 마음의 거리는 가까워질 수 있다는 것을.

5. 과학과 전통의 조화

할머니의 손끝 온도계가 현대 과학의 62도와 일치했듯이, 전통 지혜와 과학적 지식은 대립하는 것이 아니라 서로를 증명하고 보완한다.

우리가 잃어버린 것은 전통이 아니라 전통을 이해하는 마음일지도 모른다.

카페 메뉴로 재탄생한 대추차

전통차를 카페 메뉴로 만들 때 가장 고민했던 건 '현대적 감각'이었다.

대추차는 '할머니 차'라는 이미지가 강했다. 젊은 손님들에게 어필하려면 뭔가 다른 게 필요했다.

대추차의 변신

대추 라떼

대추차 + 스팀밀크 + 시나몬 파우더. 달콤하고 고소한 맛이 일품.

대추 생강차

감기 예방 특효약. 생강을 더해 몸을 따뜻하게.

대추 콜드브루

찬물에 24시간 우린 대추차. 깔끔하고 청량한 맛.

대추 스무디

대추차 + 바나나 + 요거트. 건강한 아침 대용식.

시그니처 메뉴: 대추 아포가토

진한 대추차에 바닐라 아이스크림을 올린 메뉴. 뜨거운 차가 아이스크림을 녹이면서 만드는 마블링이 예술이다. 달콤함과 고소함, 차가움과 뜨거움의 대비가 절묘하다.

원가 계산 (1잔 기준)

재료 사용량 단가 원가
건대추 6개 (30g) 20원/g 600원
15g 30원/g 450원
기타 - - 50원
총 원가 1,100원

권장 판매가: 5,000-6,000원 (원가율 18-22%)

대추차와 건강, 과학이 증명한 효능

최근 연구들이 할머니의 지혜를 과학적으로 증명하고 있다.

임상 연구 결과

  • 불면증 개선: 대추씨 추출물 복용군, 수면의 질 40% 개선
  • 스트레스 감소: 코티솔 수치 25% 감소
  • 면역력 증진: NK세포 활성도 35% 증가
  • 항산화 효과: 활성산소 제거율 비타민C의 5배

특히 주목할 만한 것은 대추의 '프리바이오틱스' 효과다. 대추의 식이섬유가 장내 유익균의 먹이가 되어 장 건강을 개선한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대추씨의 재발견, 버려진 보물

대추씨 안에 진정 효과가 있는 물질이 함유되어 있다는 연구결과가 보고되고 있으며, 대추씨를 분쇄하여 추출하면 신경안정 효과 및 불면증 개선 효과가 뛰어나다.

할머니의 지혜 vs 현대 과학

할머니는 대추차를 끓일 때 절대 씨를 빼지 않으셨다.

"씨에도 약이 들어있단다."

과학적 분석 결과:

  • 대추씨의 사포닌은 자율신경을 안정시켜 숙면을 유도
  • 산조인(대추씨) 성분이 세로토닌 분비 촉진
  • 볶은 대추씨는 진정작용, 생 대추씨는 각성작용

훌륭한 것은 할머니가 저녁에 마실 대추차는 오래 끓이셨고(씨가 충분히 볶아짐), 아침에 마실 것은 짧게 끓이셨다는 점이다.

실패가 가르쳐준 37가지 지혜

52번의 실패를 체계적으로 분류해보니 37가지 유형이 나왔다.

온도 관련 실패 (12가지)

  1. 처음부터 센불 → 탄 맛
  2. 계속 약불 → 추출 부족
  3. 온도 변화 없음 → 단조로운 맛
  4. 급격한 온도 상승 → 향 날아감
  5. 5-12. (각 10도 구간별 실패 유형)

시간 관련 실패 (10가지)

  1. 30분 미만 → 맛이 연함
  2. 3시간 초과 → 쓴맛 증가
  3. 15-22. (각 시간대별 실패 유형)

재료 관련 실패 (8가지)

  1. 덜 익은 대추 → 떫은맛
  2. 너무 마른 대추 → 향 부족
  3. 25-30. (대추 상태별 실패 유형)

물 관련 실패 (7가지)

  1. 물이 너무 많음 → 밍밍함
  2. 물이 너무 적음 → 텁텁함
  3. 33-37. (물의 양과 질 관련 실패)

이 37가지 실패가 모여 하나의 조화로운 레시피가 되었다.

전통과 혁신의 만남, 대추차의 미래

카페에서의 대추차 르네상스

최근 젊은 층 사이에서 대추차가 다시 주목받고 있다.
'할머니 레시피'가 '레트로 감성'으로, '전통차'가 '웰빙 음료'로 재탄생하고 있다.

  • 대추 콜드브루: 12시간 저온 추출로 깔끔한 맛
  • 대추 라떼: 에스프레소와 대추청의 만남
  • 대추 프라페: 여름철 건강 음료
  • 발효 대추차: 프로바이오틱스 첨가로 장 건강까지

과학이 증명한 미래 가치

2024년 서울대 식품공학과 연구:

  • 대추 추출물의 항노화 효과가 레스베라트롤의 1.8배
  • 대추 발효액의 면역 증강 효과 입증
  • 대추 나노입자의 약물 전달체 가능성 발견

AI와 전통의 만남

머신러닝으로 분석한 최적 대추차 레시피:

  • 개인 체질별 맞춤 온도 설정
  • 건강 상태에 따른 재료 배합 추천
  • IoT 기기와 연동한 자동 추출 시스템

하지만 AI가 아무리 발달해도 할머니의 손맛은 따라갈 수 없다.
그 손맛에는 사랑이 담겨있기 때문이다.

에필로그: 삼대가 함께 마시는 차

작년 추석, 영천 할아버지 댁.

이제는 내가 대추를 딴다. 아들 녀석이 나무 밑에서 떨어지는 대추를 받는다. 40년 전 내 모습 그대로다.

저녁, 온 가족이 둘러앉아 대추차를 마신다.

90세 할머니부터 5살 손자까지. 삼대가 한 잔의 차를 나눈다.

"이 맛이야. 네가 만든 대추차가 제일 맛있어."

할머니의 칭찬에 눈시울이 뜨거워졌다.

증조할아버지가 심은 대추나무, 할아버지가 가꾼 대추나무, 아버지가 지킨 대추나무. 그리고 이제 내가 이어받은 대추나무.

대추차는 단순한 음료가 아니다. 시간을 담고, 기억을 품고, 사랑을 전하는 매개체다.

오늘도 나는 대추차를 끓인다. 52번의 실패를 거쳐 찾아낸 그 맛으로. 할머니의 정성을 담아, 과학의 지혜를 더해.

그리고 손님들에게 전한다. 이 한 잔에 담긴 삼대의 이야기를.

좋은 차는 시간을 담는다. 과거의 기억과 현재의 정성, 그리고 미래의 희망을.

붉은 보약, 한 잔에 담긴 사랑

이제 나도 할머니가 되어간다.

매년 가을이면 대추를 말리고, 겨울이면 대추차를 끓인다.
그리고 찾아오는 사람들과 함께 마신다.

"대추를 보고 안 먹으면 늙는다"는 속담이 있다.
하지만 나는 이렇게 바꾸고 싶다.

"대추차를 혼자 마시면 외롭다."

오늘도 나는 대추차를 끓인다.
52번의 실패가 만든 나만의 레시피로.
하지만 그 맛의 뿌리는 할머니의 손끝에 있다.

주방에 퍼지는 대추 향.
보글보글 끓는 소리.
김이 모락모락 나는 붉은 차.

이 모든 게 시간을 거슬러 1987년 가을로 데려간다.
할아버지의 대추나무 아래서.

"이 대추나무는 벼락을 한 번 맞았단다."

그래, 때로는 아픔이 더 단단하게 만든다.
52번의 실패가 조화로운 한 잔을 만들듯이.

붉은 보약 한 잔에는
할아버지의 정성이 있고,
할머니의 손맛이 있고,
엄마의 사랑이 있고,
그리고...

오늘도 계속되는 우리 가족의 이야기가 있다.

대추차를 마시며 생각한다.
이것은 단순한 차가 아니라
시간을 담은 액체 타임캡슐이라고.

과거와 현재, 그리고 미래가
62도의 온도에서 하나가 되는 순간.

오늘 밤도 가족과 함께
따뜻한 대추차 한 잔 어떠세요?

세대를 잇는 붉은 위로가
당신의 마음도 따뜻하게 해줄 거예요.

그리고 언젠가 당신도
누군가에게 이 이야기를 전하게 될 거예요.

"우리 할머니가 그러셨어..."라고 시작하는
또 하나의 아름다운 대추차 이야기를.


매년 가을, 대추를 말리며
겨울

P.S. 이 글을 쓰는 동안 대추차를 다섯 잔이나 마셨다.
할머니라면 "그만 마셔라, 배 아프겠다"고 하셨을 텐데.
하지만 오늘은 특별한 날이니까.
52번의 실패를 기억하는 날이니까.